고민하는 힘
Cheil Worldwide, 2009년 06월, 401호 기사입력 2009.07.13 10:21 조회 4377
최인아ㅣ제작본부장 전무 namoo.choi@cheil.com

저는 언젠가 사보에, 의미를 찾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 확률이 적다고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을 왜 하는지 의미를 구하고 마침내 발견하면, 일이 안 풀리고 지칠 때, 그리고 방황할 때, 바람 부는 대로 흔들려 스러지지 않도록 붙잡아줄 뭔가가 돼 준다고도 썼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을 오래도록 잘하기 위해서는 그 일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반드시 나름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도 덧붙였었고요.

예전에 썼던 문장을 다시 끌어 낸 것은, 최근에 강상중 교수의 글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고민하는 힘>이라는 책인데요, 그에 대해서는 관심만 갖고 있다가 책은 이번에 처음 읽었습니다.

인상적인 사유와 글인데요, 이 책에서 그는 우리 각자가 일생을 살면서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할 아홉 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청춘 시절부터 그가 큰 영향을 받았다는 두 사람의 대가,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저작들을 교차로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동시대를 살았으되 한 사람은 일본의 작가로, 또 한 사람은 독일의 사회학자로 산다 간, 그러면서 똑같이 대가로 칭송되는 두 사람의 저작을 21세기 사람인 강교수의 시선을 통해 다시 들어 보는 것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역시 대가들이란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시했다는 것도 새삼 느꼈습니다.

<고민하는 힘>은 제목에서 느껴지듯 그의 전공인 정치학 책이 아니라 일종의 에세이이므로 심각하지 않고 쉽게 읽힙니다만, 그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 아홉 가지 주제 중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라는 장이 제게는 특히 ‘의미’가 있었는데요, 서비스 업의 특성을 말하는 대목이 더욱 더 그랬습니다.

저는 지식 산업이라고 주장합니다만, 광고 비즈니스는 일반적으로 서비스 업으로 분류됩니다. 서비스업이라고 하면, 식당에서 손님들이 지나친 요구를 하더라도, ‘네, 알겠습니다, 손님’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좀 우울해 집니다. 우리는 그저 친절로써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키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강 교수의 서비스업론을 대하니 제 생각에도 좀 변화가 생깁니다.

전문가란 아시다시피 어느 한 분야에 ?통한 사람을 지칭합니다. 그리고 사회는 그런 사람들에게 존경을 보내며그런 인간을 키우는 교육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란 좀 달리 보면 인간 역량의 극히 일부만을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데, 강상중 교수의 생각에 따르면 서비스업은 ‘어디까지’라는 제한이 없다는 겁니다. 그는 대학 교수라는 자기의 직업도 서비스업으로 말하는데요, 강의실에서 수업 열심히 하는 게 끝이 아니고 진로 상담이나 인생 상담이 끝없이 어어진답니다. 미용사나 이발사 같은 대표적인 서비스 업종에 대해서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이 직업들도 머리 깎는 기술만 필요한 게 아니라구요. 손님을 만족시키려면 상대의 나이와 직업, 상황 등을 헤아려서 어떤 스타일이 어울릴지를 생각하는 능력과, 머리를 만자는 동안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대화의 능력 등 여러가지 능력이 있어야 하고, 이런 능력들이 종합되어야 비로소 그 사람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거라고요.

손님 중에는 머리하는 동안 얘기하는 게 즐겁다는 이유로 단골이 되는 사람도 있겠는데, 그럴 때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했던 거고요. 이처럼 서비스업은 전문가의 세부적인 능력 뿐 아니라 모든 능력을 망라해야 한다는 시각인데, 광고를 서비스업으로 보는 걸 거부해온 제게는 그의 생각이 꽤 의미 있었습니다.

막스 베버는 전문화, 세분화가 진행된 사회에서 직업을 가진 사람은 단면적인 사람이 되기 쉽고 그래서 자기 인격의 일부만을 쓰기 쉽다고 했지만, 서비스업을 이런 시각으로 접근하면 전인격성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상중은 갈파합니다. 요즘 우리 회사가 주창하는 ‘통섭’과도 맥이 닿지요?

아마 이래서일 겁니다. 재능과 재주, 그 분야의 전문지식이 퍼포먼스의 모든 것을 좌우하지 않는 이유가 말이죠. 특히 우리같이 클라이언트를 모셔야 하고, 게다가 동료들과 힘을 합쳐 성과를 내야하는 업의 경우는, 더더욱 전인적인 능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것은 그저 프로페셔널이 아니라 ‘프로세셔널 제널리스트’가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주장처럼 말이죠.

프로페셔널이 되는 것도 어려운데 너무 버거운 주문일까요?

일 못한다 소리는 안듣지만 멘탈 콘트롤이 안돼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왕왕봅니다. 그런 분께 특히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 참에 고민의 대상을 자기 자신으로 바꿔 보시라는 어드바이스와 함께요. 뭐 저도 사이클이 자꾸 가파르게 변해서 고민이긴 합니다만….
고민하는 힘 ·  서적 ·   ·  도서 ·  행복의 의미 ·  대가 ·  서비스업 ·  통섭 ·  프로세셔널 ·  저널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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